어제 수요일 밤8시에 탈출기 성경공부 마지막 시간을

신부님과 4명 (나까지)의 교우들과 같이 보냈습니다.

 

일월초에 시작해서 6월초에 끝났으니 장장 6개월을 탈출기 12과를 공부했던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이니 젖먹던 힘을 내어서 마지막 장식을 잘 할려고 모두들 열심히 했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나는 이 성경공부중에서 나오는 묵상이 주 요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묵상을 하자면 공부를 다 해야 주어지는 묵상에 임할수 있기 때문에

공부시간중의 노른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부해서 발표하는 것은 다들 같지만

묵상은 각자의 신앙생활과 자신의 삶을 나누는 시간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고 같이 나누는 교우들과의 친밀함이 더해지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묵상중의 하나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마지막 시간이라 내가 빠졌던 두 주간의 공부를 보충시켜 신부님께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내내 일하면서 공부할 시간이 좀 빠듯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 급하게 하면 꼭 묵상이 되지 않는 법이기에

"시간이 날때 좀 더 깊이 오래 묵상 하고 써야지..."  하면서

미루어 둔 그묵상을 못했던 것입니다.

 

전체 탈출기 공부를 하고 느낀 점과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에 대하여 느낀 점을 묵상하라고 한 것인데

그만 그 문제만 백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잠깐동안, 몇분도 안되는 그 짧은 시간동안 정말 많은 묵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함을 느꼈습니다. 

"주님 죄송합니다. 주님을 사랑할 시간이 없어서 묵상을 못했다는 것밖에

안되었으니 죄송합니다.  제발 묵상이 되게 도와 주십시오."

짧은 화살기도를 바치고 나니 정말 묵상이 되었습니다.

 

6개월의 기간동안 내가 겪었던 많은 일들, 그리고 며칠전에 정말 화가 날 정도로 심한 말을 들었던 일들..

많은 일들이 머리속을 막 스쳐 지나가는데... 

내 차례가 되었을때는 다행히 묵상이 끝났습니다.

 

탈출기를 공부하면서 저는 정말 이집트를 탈출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급하고 쫒기듯이 공부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팡이를 들고 서서 급하게 음식을 먹고 이집트 군사들이 쫒아오는

그 화급함에 놀라서 도망가듯이 쫒겨가는 듯한 마음으로 공부를 했지만

지금 돌아서 생각하니 그런 상황중에서도 제게 성경을 읽게 하시고

묵상도 하게 하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같이 모여 공부한 것들 나누게 하신 것이

모두 다 주님의 은총이었구나 하는 것 이었습니다.

 

제게는 이곳에 모여 공부하는 시간이 삶에서 쉬는 쉼터였던 것 이었습니다. 

그것도 모른채 6개월을 세상살이에 바빠서 허겁지겁 사는 나의 모습이 얼마나 안스러워셨을까.. 

주님과 함께 하는 그 귀중한 시간을 시간에 쫒기다시피 짜투리 시간을 허용해 급하게 공부했던

그 시간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정말 죄송했습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 그 의미는 시간의 의미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주님과 만나는 그 시간을

의미가 없이 보내는 것이 아닌가..

그 쏟아 부어주시는 은총을 우리는 조금도 받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탈출기를 통해 배운 것이 한가지 더 있다면 용서하는 법을 배운 것입니다.

며칠전 엄마와 통화하면서 남동생 부인이 했다는 얘기를 듣고 심히 마음이 아파오며

그들이 증오스러울 정도로 미웠습니다.  

욕조에 물을 가득 받고 탕에 들어가 그 둘을 저주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 둘에게 잘못한 것이 없었습니다. 

시누이로서 잔소리 한마디 한적도 없고 그저 어떻게 도와주나

내가 힘이 없어 못 도와주는 것에 미안해하며 그렇게 살았었는데

왜 그들은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 만드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여태 사랑했던 내 남동생이었기에 많은 일들을 참고 지나갔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폭발하듯이 증오와 저주가 터져 나왔습니다. 

내마음의 평화가 송두리째 날아가고 있었고 나는 기도를 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사실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했던 그 일의 시작은 저의 딸 졸업식에 갔을때 부터 였으니

몇주 전의 일이기도 합니다. 

그때부터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이해 하려고 했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며칠전의 전화통화에서 그들의 그런 행동은 계획적이었다는 것을 알고서

더 이상 용서할 여지가 없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나의 그런 마음들이 주님께로 부터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주님, 제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제가 그들에게 왜, 어떻게 상처를 준 것 입니까? 

주님, 가르쳐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욕조에 앉아서 했는데 결론은 그랬습니다.

 

"내가 너희들에게 꼭 이 원수를 갚겠다.  나와 나의 아이들에게 했던 이 수모를

내가 꼭 되갚아 주겠다.  내가 사는 동안은 너희들을 저주하면서 살겠다. 

내가 다시 그 도시로 돌아가서 너희와 생판 모르는 남들보다 더못한 관계로 살아 주겠다." 

정말 무서운 마음으로 결론을 내리고 눈물을 깨끗이 닦고 목욕실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탈출기 공부는 해야 했습니다. 

내가 끝까지 하겠다고 약속을 했기도 했고

마지막을 잘 마무리해야 하겠기에 할 수 없이 성경을 펴서 탈출기를 처음부터

다시 읽었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많은 배신과 시시때때로 되돌아 서는

그들을 보시고도 자비로운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용서하고 또 용서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런 행동들은 나의 삶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배은망덕하고 용서 받지 못할 이 죄인도 매일 매일 용서하시면서

은총으로 이끌어 주심을 영화를 보듯이 보고나니

나의 그런 마음이, 뚜껑이 확 열린 내 마음이 눈녹듯이 녹아들며 다시 부드러워짐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확신했습니다.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으로는 주님께 가까이 갈 수 조차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 둘을 용서했습니다. 

"주님께서 꼭 벌주십시오." 이러면서.. 이크..ㅎㅎ

 

근데 그들에 대한 미운마음 때문에 옛 동네에서 만났던 좋은 친구,

친지들,그리고 가족들의 사랑은 또 잠시 잊었음을 또 알았습니다.

다들 할리의 졸업을 축하하며 서로 저녁을 사겠다던 그들의 모습들과

자신의 일마냥 기뻐해주는 모습들은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옛 고향의 성당에서 옛 친지들과 함께 미사를 드린 것이

무엇보다 제게는 은혜로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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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은 공부시간에 이런 말을 다 나눈 것은 아닙니다.  ㅎㅎ

그냥 그랬죠.  "용서하는 법을 배운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정레오 형제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어떻게 용서하는 법을 배웠습니까?  나도 배워야 하는데..."

그래서 또 약간의 설명을 했지요. 

"탈출기에 나오는 이스라엘인들의 많은 잘못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자비로운 하느님은 그들과 우리들을 모두 용서하시는

모습을 보고 배웠습니다."

 

글쎄요. 제가 솔직하게 이런말을 다 나누려고 했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고 목이 메어서 말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 다들 눈치채셨는지도 모르지요.

 창세기 공부할때부터 그랬었거든요.

요셉이 형제들을 만나는 장면에서, 그리고 그들을 용서하는 장면에서는

할 말이 많았는데 못했습니다. 

 

근데 저는 남동생을 원래부터 참 사랑했습니다. 

사랑이 크면 미움도 크다는 말이 맞나봅니다. 

그래도 저는 사랑할 겁니다.  저의 남동생을 믿을 겁니다.

주님과 가족에게로 돌아올 것을...

 

주님 감사합니다. 

까딱 잘못했으면 이렇게 미워하는 마음으로 지옥으로 떨어질 뻔 했던

저의 영혼을 이렇게 또 구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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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는 얘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하하하

 

다음에 시작될 성경공부가 또 기대됩니다.  신약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신약중급도 한학기가 다 끝났습니다.

일년 반 후면 중급 4년 졸업입니다.  야호!

모든것이 주님의 은총입니다.

제가 이렇게 사는것 자체가 주님의 은총입니다.

 

사랑합니다.  주님,

항상 사랑하게 하시고 주님을 위해서는

시간이 아무 의미가 없음을 항상 깨닫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 준 비비, 사랑하고..

항상 많은 도움으로 나를 일으켜주는 에밀레아 대모님,
힘든중에도 나를 생각해준 마리아 언니,
공항까지 라이드 준 마리아,
할리 졸업축하 해준 모든
기도회 회원들, 레지오 단원들 모두 사랑합니다.

잠시나마 원수를 갚으려고 이정든 곳을 떠나려고 했던
마음이 죄송했습니다.
내게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주님안에서, 성모님 안에서 만나게 해주신
우리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영광 받으소서.
아멘.

 

한마음 

2010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