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예수 성심상이 깨졌습니다.
축성 받은 성물을 그냥 버리면 죄가 된다는 말을 듣고 보니, 겁이 나고 난감하기만 합니다.
예전에 묵주가 파손되어 버린 적이 있는데요. 정말 죄가 됩니까?
답변 :
‘축성 받은 성물’이라 버리면 죄가 된다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믿음이 약한 이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1코린 8,9)라는 말을 꼭 전해 주세요.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지”(로마 12,1) 못하는 일이 죄입니다. 오히려 성물을 과대한 신심으로 섬기듯 숭배하고 우상처럼 여기며 신성시 하는 행위야말로 ‘근거가 없는’ 헛된 생각이며 행동임을 분명히 밝혀 드립니다. 성물들은 그 자체로 신적인 힘을 지닌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기도를 집중하도록 돕는 물건입니다. 즉 신심 함양을 위한 도구일 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미 파손되어 사용할 수 없다면 작게 부수어서 분리 수거하셔도 전혀 무관합니다. 한 동료사제가 본당에서 파손된 성물들을 모아서 정성껏 부수어 정갈한 곳에 묻으며 기도하는 모습에 감동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홀로 성물을 파기할 때도 그처럼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한다면 충분합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성물은 결코 우상이 아니라 신앙의 도우미일 뿐입니다. 손 때 묻고 정든 성물이 귀한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만난 주님만이 소중합니다. 주님께서는 결코 성물 안에 계신 우상이 아닙니다. 제발 깨어나세요!
장재봉 신부(부산 가톨릭 신학대학 교수)